서론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2 청소년 통계자료에 2010년 청소년 (15~19세)의 10명중 7명인 70.3%가 학교생활과 전반적인 생활에 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2008년의 60.0%와 비 교하면 10.3% 증가하였다. 그리고 청소년의 스트레스 인지율이 성 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Statistics Korea, 2012).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은 성적과 진로 부담(60.4%), 부모님과의 갈등(12.4%), 외모(10.6%) 순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성적과 진로 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다른 원인에 비하여 5배 이상으로 높은 수준임을 보여 준다(Centers for Disease Control & Prevention, 2015a).
수면은 인간의 주요 건강관련 요인 중 하나이며 인지기능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Curcio et al., 2006). 하지만 우리나라 학 생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6.4시간으로 미국 국립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의 권고 수면시간 7-9 시간과 비교하여 큰 격 차를 보이고 있다(Centers for Disease Control & Prevention, 2015b; National Sleep Foundation, 2016). 또한 권장 수면시간 미만인 학생들의 비율은 75%인 것으로 나타나 수면부족 문제가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Rhie et al.(2011)은 고등학생들의 94.4%가 수업 시간 중 졸음 을 경험하였다고 응답하였음을 보고하였으며, Jeong(2012)은 졸 음과 스트레스가 대학생들의 수업 방해 요인이라는 것을 보고 하였 다. 또한 Wise(1998)는 수업 중 졸음으로 인한 집중력 부족은 학습 능력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한편, 향기요법을 통하여 후각을 자극하여 주의집중력을 회복하 고, 학습 능력 및 작업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 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 향기요법이란 천연식물로부터 추출한 식물 정유(aroma essential oil)의 특성을 이용하여 심신의 건강을 유지・증진시키려는 일련의 치료법을 말한다(Lee, 2000).
식물 정유의 향을 흡입하면 후각 신경계를 거쳐 대뇌에 전달되 며 변연계, 시상하부에 작용하며 자율신경계를 자극하고(Guyton, 2006), 이는 학습, 기억 등 인지기능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하였다 (Chung et al., 2006). 그리고 정신을 집중할 때 주로 활성화되는 뇌파인 베타파를 증가시킨다는 선행연구도 있었다(Jung, 2012).
주의 집중력에 도움을 주는 식물 정유는 로즈마리, 레몬, 페퍼민 트, 바질이 대표적이다(Oh et al., 2000; Son et al., 2001; Kim, 2004). Oh et al.(2000)는 로즈마리, 레몬, 바질 세 종류를 블렌딩 한 정유가 각성은 유지시키고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여주었음을 보 고하였으며, Son et al.(2001) 또한 로즈마리, 레몬, 바질을 블렌딩 한 정유가 스트레스 감소와 동시에 각성을 유도하고 좌뇌 두정엽과 측두엽의 alpha파를 증가시켰음을 보고하였다. 그리고 Kim(2004) 도 로즈마리, 레몬 등 일부 정유가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변연계에 직접 작용하여 집중력에 유의한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였다.
향기요법과 관련된 선행 연구에서 주로 사용된 식물 정유는 열 매, 꽃, 초본에서 추출한 정유들이 대부분이지만(Oh et al., 2000; Choi et al., 2000; Son et al., 2001; Chung and Oh, 2012; Ko et al., 2013; Kang et al., 2013; Kim et al., 2014), 현재 국내에서는 피톤치드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수목 정유의 효과에 대한 연구 는 미비한 수준이다(Nam and Uhm, 2008; Seong et al., 2014).
이에 본 연구는 작업 시 수목 정유를 이용한 향기요법이 건강한 피험자의 주의집중력에 미치는 효과를 규명하기 위하여 수행되 었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및 실험 환경
피험자는 대전광역시 D고등학교 또는 C대학에 재학 중인 학 생 중에서 학생들의 공개 게시판 등을 이용하여 공개적으로 모집 하였으며, 흡연자 및 약물 복용자와 실험기간 중에 음주의 경험이 있는 자는 모집 인원에서 제외하였다. 본 실험에는 신체적으로 건 강한 고등학생과 대학생 19명(남자: 8명, 여자: 11명, 평균나이: 19.47±3.20세)으로 실험에 참가할 의사를 밝힌 학생 중에서 실험 내용을 충분하게 이해하고 동의서에 서명한 학생으로 선정하였다.
피험자는 실험 전 실험 내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들었으며, 실 험 방법을 숙지한 뒤 실험에 참가하였다. 본 실험은 충남대학교의 생명윤리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수행되었다. 실험은 C대학의 인공기후실험실(16.5m2)에서 진행되었으며 실험중 인공기후실 험실의 온도와 습도는 25°C와 40%로 유지하였다.
2. 실험설계
본 연구는 수목 정유의 향을 흡입했을 때 인체 및 주의 집중력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이중맹검 교차시험(double-blind cross-over trial)으로 진행되었다. 실험은 2015년 5월에 수행되었 으며 실험 시간은 피험자당 5분 30초가 소요되었다.
피험자는 의자에 앉아 편백, 소나무 등의 향기실험 연구에서 안 정기를 유도하는 데 필요한 시간으로 제시된 30초 동안 눈을 감은 채로 안정기를 갖은 후 수목 정유와 무취 공기를 각각 3분간 흡입하 였다. 각각의 자극동안 피험자에게 두자리수 곱셈 암산을 실시하였 으며, 동시에 피험자의 HRV를 측정하였다.
수목 정유는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편백과 소나무에서 추출 한 에센셜오일(스마트 피톤치드 에센셜 오일, GNG, Hwaseong, Korea)을 이용하여 후각을 자극하였으며, 오일 30μL를 10L 향기 주머니(Polyester, Top-trading, Seoul, Korea)에 주입하여 사용 하였다. 이에 대한 대조 자극으로서 활성탄을 이용하여 정화시킨 무취 공기를 사용하였다(Kim, 2012). 코의 약 10cm 아래 지점에 서 3L/min의 유속으로 향 및 공기를 가하였다. 측정이 완료된 후에 는 의미분별법과 기분상태검사를 이용한 심리평가를 실시하였다.
3. 측정지표
1) 심박변이도(Heart rate variability: HRV)
HRV는 심장 박동의 R파와 R파 사이의 간격변화(R-R Interval : RRI)를 이용하여 자율신경계의 반응을 측정하는 방법으로서 (Kobayashi et al., 1999) Joung(2015)과 Eom and Whang(2015) 의 자연환경의 긴장완화 효과 등을 규명하는 연구에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RRI의 측정은 휴대용 심전도 모니터(Activtracer AC-301A, GMS, Japan)를 이용하였다. 또한 최대엔트로피법 (Memcalc/win; GMS, Japan)을 이용하여 RRI에 대한 주파수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0.04-0.15Hz의 범위를 저주파 성분(Low Frequency: LF)으로, 0.15-0.4Hz의 범위를 고주파 성분(High Frequency: HF)으로 설정하였다(Choi, 2005).
본 연구에서는 교감신경계의 활동 지표인 LF/HF 총 변화량을 측정지표로 사용하였다. 사람이 졸릴수록 LF/HF 총 변화량이 감 소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는 LF/HF 총 변화량이 낮을수록 졸린 상태를 나타내고, 높을수록 집중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Patel et al., 2011).
2) 의미분별법(Semantic Differential method: SD method)
SD method(Osgood et al., 1957)는 인간의 감성을 표현하는 형용사를 활용하여 인간의 심상공간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본 연구 에서는 ‘쾌적감-불쾌감’, ‘자연감-인공감’, ‘진정감-불안감’의 형 용사를 이용하여 13점 척도를 사용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쾌 적감, 자연감, 진정감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의 내적 일치도 Cronbach’s α는 .713 이었다.
3) 기분상태검사(Profile of Mood State: POMS)
POMS는 일시적인 감정과 기분을 평가하는 설문지로써 McNair et al.(1971)에 의해서 개발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30문항의 5점 척도로 구성되어 있는 단축판을 사용하였다. POMS는 긴장(Tension and Anxiety: T-A)’, ‘우울(Depression: D)’, ‘분노(Anger and Hostility: A-H)’, ‘활력(Vigor: V)’, ‘피로(Fatigue: F)’, ‘혼란 (Counfusion : C)’의 6개의 하위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하위 영역별 점수화가 가능하다. 종합감정장애(Total Mood Disturbance: TMD)는 부정적 기분척도인 긴장, 우울, 분노, 피로, 혼란 등 5개 영역의 점수를 더한 값에서 긍정적 기분척도인 활력 영역 점수를 뺀 점수이며, 종합감정장애 점수가 높을수록 부정적 감정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의 내적일치도 Cronbach’s α는 .790이 었다.
4) 주의 집중력 평가
본 연구에서는 피험자의 문제 해결 능력을 비교하기 위하여 주 의 집중력 평가를 실시하였다. 이를 위하여 두자리수 곱셈 암산 문 제를 구성하였으며, 문제는 난이도를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Excel 2013(Microsoft, WA, USA)을 이용하여 난수를 발생시켜 임의의 숫자로 구성하였다. 피험자가 실험 시간 동안에 문제를 모 두 답하여 실험이 중단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하여 충분히 많은 문제를 준비하였으며, 실험진행자는 많은 문제를 푸는 것보다 정확 한 정답을 기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생리평가
수목 정유 실험의 안정기 동안의 평균 LF/HF 총 변화량과 무취 공기 실험의 안정기 동안의 평균 LF/HF 총 변화량은 통계적인 차 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되어 실험군과 대조군의 동질성이 확보되었 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Fig. 1).
본 연구에 있어서 작업시 수목 정유나 무취 공기를 흡입하는 것 의 각각의 자극이 인체에 생리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 여 안정기와 자극기의 LF/HF 총 변화량(자극기 LF/HF-안정기 LF/HF)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수목 정유 실험에 있어서 평균 LF/HF 총 변화량은 1.29±0.67였으며, 무취 공기 실험에 있어서 평균 LF/HF 총 변화 량은 -0.13±0.49으로 나타났다. 또한 두 자극에 대한 총 변화량의 통계 분석을 실시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p<0.05, Fig. 2).
본 생리평가 결과를 통하여 작업시 수목 정유를 흡입하는 것이 작업시 무취 공기를 흡입하는 것보다 피험자의 각성 수준을 높여준 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LF/HF 총 변화량이 높을수록 집중 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Patel et al.(2011)의 선행연구와도 일치하였다.
2. 심리평가
SD method을 통하여 수목 정유 흡입과 무취 공기 흡입의 진정 감, 쾌적감, 자연감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자연감의 경우 수목 정유 는 0.76±0.35점, 무취 공기는 0.22±0.32점으로 나타났다. 진정감, 쾌적감, 자연감 중 진정감에서만 수목 정유가 무취 공기에 비하여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0.05, Fig. 3).
POMS를 통하여 수목 정유 흡입과 무취 공기 흡입을 분석한 결 과, 평가 항목인 긴장, 우울, 분노, 피로, 혼란, 활력 중 부정적 감정 인 분노(수목 정유: 0.22±0.13점, 무취 공기: 0.72±0.31점)가 유의 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p<0.05, Fig. 4). 또한 종합감정장애에 서도 수목 정유가 0.83±1.28점, 무취 공기가 3.22±1.55점으로 수 목 정유의 종합감정장애가 무취 공기보다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 타났다(p<0.05, Fig. 5).
본 심리평가 결과를 통하여 수목 정유 흡입이 무취 공기 흡입보 다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수목 정유 흡입이 무취 공기 흡입에 비하여 심리 안정 효과 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Kaplan(1995)이 제시한 주의회복이 론(attentnion restoration theory: ART)을 뒷받침 한다.
3. 주의 집중력 평가
주의 집중력 평가를 통하여 수목 정유 흡입과 무취 공기 흡입 을 분석한 결과, 풀은 개수(수목 정유: 39.34±2.8개, 무취 공기: 36.8±2.8개, p<0.05, Fig. 6), 정답 개수(수목 정유: 37.6±2.7개, 무 취 공기: 34.4±2.7개, p<0.01, Fig. 7), 정답률(수목 정유: 95.5±1.0%, 무취 공기: 93.4±1.3%, p<0.05, Fig. 8) 모두 수목 정유가 무취 공 기에 비하여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 주의 집중력 평가 결과를 통하여 수목 정유 흡입이 무취 공기 흡입보다 집중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적요
본 연구는 산림치유의 주요 요소인 피톤치드가 인체생리학적인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작업시 수목 정유 흡입이 인체에 생리 적, 심리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HRV를 이용하여 생리신호를 측정한 결과, 수목 정유를 흡입하 였을 때 무취 공기를 흡입한 것보다 각성상태 시 활성화되는 LF/HF 총 변화량이 증가하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주관평 가를 통하여 수목 정유가 무취 공기에 비해 진정감을 높이고, 분노 및 종합감정장애를 낮추는 것이 확인되었다. 암산의 경우도 풀은 개수, 정답 개수, 정답률 모두 유의하게 높았다. 이러한 결과를 통하 여 작업 및 학습시 수목 정유 흡입이 인체의 각성 수준을 높여주고 심리적으로 안정 상태를 만들어 작업자가 긍정적인 각성상태에서 작업에 집중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러한 집중상 태는 주의 집중력 향상이라는 결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솔잎 향의 방향 제품이 긴장 완화의 상황과 집중의 상황에 모두 효과가 있다는 Suk et al.(2011)의 선행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며, 작업시 수목 정유 흡입이 학습능률 향상에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는 피험자의 수가 적으며 연령대가 편중되어있고 자율신 경활동 지표로만 생리평가를 진행했다는 제한점을 갖고 있다. 따라 서 다양한 연령층과 다양한 생리평가 지표를 고려한 연구가 점차적 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주의 집중력을 평가 하는데 사용하는 문제의 유형과 난이도를 다양화하면 수학능력에 대한 개인차에 따른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가 수목 정유에 대한 과학적 효과 증명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